2-5. 인권 옹호의 책임은 국제적이면서 국내적이다. 국제사회는 인권의 실행을 안내해주는 여러 가지 규범과 제도에 동의해 왔다. 아시아 민중들은 인권 옹호를 위한 국제적 조처를 지지한다. 국가마다 갖는 주권을 빌미로 국제 규범을 회피하거나 국제기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 국가의 주권은 국가가 국민의 권리를 완전히 보호할 때만 정당화될 수 있다.　

2-6. 반면에 국제적 책임을 앞세워 특정 국가를 선별적으로 응징하거나 징벌해서는 안되며, 다른 나라의 인권을 무시하고 특정 국가의 인권을 특권화해서도 안된다. 인권을 침해하는 몇 가지 근본적인 요인들은 국제정치, 경제, 질서의 불평등에 있다. 세계 질서의 과감한 변화와 민주화는 인권의 전 지구적 향유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인권은 보편적이고 평등하다는 논리가 정당하다면, 국제사회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사회적 경제적 복지를 향유하도록 노력하는 책임을 져야 하며 나아가 전 세계에 걸쳐 자원과 기회를 보다 공정하게 분배하도록 노력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2-7. 인권 신장의 일차적인 책임은 국가에게 있다. 동시에 경제, 사회, 정치, 문화의 정당한 발전을 위한 개별 국가와 개별 민족의 권리가 범 지구적 과정(global process)에 의해 부정되어서는 안된다. 각 국가는 다양한 집단의 권리와 의무를 인정하고, 개인과 집단의 이해관계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개방된 정치 절차를 갖추어야 한다. 민주적이고 책임있는 정부는 인권 신장과 인권 보호의 중요한 열쇠이다.　

2-8. 국제사회와 국가가 인권을 신장하고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지구화의 과정에서 계속 약화되고 있다. 사회 경제적 정책 및 활동을 통제하는 힘이 국가 차원에서 기업 차원으로 이동해간 것이다. 국가는 소수의 금융기관과 기업에 볼모로 잡혀 있다. 그리하여 소수 부자들의 부를 증대시켜 주면서 다수 민중들에게는 엄청난 비참함을 강제하는 근시안적인 경제정책을 추진한다. 노동자, 여성, 원주민의 인권 침해를 비롯한 다수의 인권 침해 사례가 기업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 기업들이 인권 침해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인권 단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